서류지원부터 최종면접까지 통과하면 합격통지서를 받을 것이다. 기쁘고도 기쁜 소식이다. 그런데 행복한 고민에 빠진 사람도 있을 것이다. 여러 회사에 중복해서 합격한 경우이다. 연봉에 따라서 선택할 수도 있겠으나, 연봉을 월급으로 마주하면 생각보다 차이가 크지 않음을 발견할 수 있고, 연봉이 높은 만큼 업무강도 또한 높을 수 있으니 종합적인 고려가 필요하다. 또한 회사는 부서 by 부서, 사람 by 사람이어서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될 지 모르고, 내가 상상하지 못한 괴로움에 시달릴 수도 있으니 최악의 경우 재선택을 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면 회사를 다니는데 힘이 많이 될 것이다. 그러면 고려해야 할 사항을 정리해보자.

 

 

1. 연봉

회사는 역시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고 연봉은 내 노력의 대가이다. 높을수록 좋지만 현재 받는 연봉이 기준이 될 수는 없다. 회사마다 연차에 맞게 연봉이 오르는 경우도 있고, 직급에 따른 상승이 있는 경우도 있다. 또한 초봉이 높은 회사는 연봉 상승이 더 더딜수 있고, 이직 시에 선택군이 적어질 수도 있다. 반면에 높은 연봉으로 시작하면 나중에 이직 시, 연봉협상은 현재 받고 있는 연봉에 +a이기 때문에 협상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고액 연봉이라 하더라도 회사 생활이 적응이 안되고 적성에도 맞지 않아서 퇴사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연봉을 1순위에 두기보단 자신이 생각하는 최저 연봉의 기준을 가지고 기준 이상의 회사에서 다른 장점을 찾아보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2. 회사위치

회사의 위치가 가까우면 천 만원의 가치가 있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통근하기 힘든 경우, 회사 근처에서 자취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비용이 천 만원은 든다. 열정이 넘쳐서 혹은 합격한 회사의 네임밸류가 좋아서, 기타 등등 여러가지 이유로 원거리 회사를 다니기로 결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회사를 적어도 3~5년 정도 다닌다고 가정할 때 통근시작 하루 2시간은 5년 기준 2400시간이고 시급으로 따져도 2천만원이 넘고, 2400시간동안 자기개발을 할 수도 있고, 인생에 중요한 시간을 쓸 수가 있다. 특히 지방으로 가는 경우는 이직 시에 서울과 수도권에 일자리가 많아서 면접보러 가는데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고, 자기개발이나 재테크 인프라가 낙후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의 위치는 현실적으로 너무나 중요하다.

 

 

3. 회사 네임밸류

회사하면 딱 떠오르는 대기업군 삼성, LG, 현대, SK 등에 입사하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물론 네임밸류가 있는 회사의 장점이 많다. 일단 부모님이 좋아하고 어딘가 나를 소개할 때 소속회사에 대한 부연설명이 필요없다. 또한 이직 시에 중소중견 기업은 대기업의 시스템을 좋아하고, 대기업은 같은 대기업 출신이 전사관리시스템이나 규격화에 익숙하기 때문에 선호하는 편이다. 그러나 대기업도 그룹마다 중심사업을 하는 기업이 있고, 계열사로 회사로고를 같이 쓰는 경우가 있다. 같은 그룹이어도 회사마다 직원처우는 다르고 오히려 중견기업만도 못한 대기업 계열사도 많다. 더욱이 이러한 계열사는 M&A로 타사 출신도 많아서 그 기업의 문화도 다르고, 업황에 따라 다시 분리되고 매각되는 경우도 많다. 반대로 중견중소 기업이 대기업에 인수되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네임밸류는 중점적인 고려 대상이기보다 옵션널한 고려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4. 근속년수

경기가 안 좋을수록 직업 안정성을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 대표적인 잣대가 근속년수인데 근속년수가 직업 안정성을 보장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근속년수는 과거의 데이터이다. 근속년수가 길다고 하더라도, 회사는 이윤추구 집단이고 이윤이 나지 않으면 감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근속년수가 길다는 건 그 만큼 연봉상승률이 높지 않을 수 있고, 입사년도에 따라서 연봉 테이블이 다를 수 있다. 보통 전통산업 그리고 노조가 활성화된 제조업체들이 근속년수가 긴 편이다. 이러한 회사들은 산업 성장기에 피크를 찍고 점차 쇠퇴기에 들었을 확률이 높다. 물론 독과점 시장이나 공공기관은 예외적인 케이스이다. 근속년수가 긴 회사의 장점도 있다. 고령의 선배 사원이 많을수록 선배사원이 나가면서 내가 갈 수 있는 포지션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근속년수가 너무 짧은 회사는 버티지 못하고 나가는 사람이 많은 회사이고, 결원을 금방 충원하지 못하기에 업무가 체계적이지 못하고 계속 공백이 생길 확률이 높다. 건강한 회사이고 신사업과 업무를 배우기 위해서 근속년수가 너무 긴 회사보단 7~8년 정도가 적당한듯하다.

 

 

5. 개인의 비전, 전망

회사는 돈을 받고 일을 배울 수 있는 경험의 장이다. 회사에서의 경험이 내 인생에 도움이 되느냐가 필자가 생각하는 가장 직장선택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월급쟁이로 계속 살다가 은퇴를 할 수도 있고, 나중에 사업을 할 수도 있다. 카카오의 김범수 이사회장도 삼성SDS를 다니다가 창업을 했고,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도 대우자동차를 다니다가 동료들과 창업을 했다. 회사는 내가 성장할 수 있는 배움의 터전이고, 회사 안에는 나 이외에 경험이 풍부한 선배사원들과 전문가 집단이 있기에, 회사는 내가 회사 밖에서 경험할 리스크들을 안전하게 경험할 수 있는 울타리이다. 자신의 인생목표에 따라서 회사 선택이 달라지겠지만, 개인의 비전과 목표에 가는데 있어 지금 선택한 회사가 그 길 안에 있는 것인지 생각해봐야한다. 만일 배움은 없고 기계적으로 일만 하고 있다면 그때가 회사를 떠나 다른 도전을 해야 할 때이다. 7일 중에 5일, 하루 중에 8시간 이상을 회사를 위해 쓴다. 그런데 이것이 나를 위한 시간이 아닌 오로지 회사를 위한 시간이 된다면 인생을 낭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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